갤럭시 링, 스마트 반지 시장 판도 바꾸나
애플, 야심작 비전프로의 마지막 퍼즐은 애플링?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된 갤럭시링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된 갤럭시링 [사진=삼성전자]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지난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 초기 NBA 선수들은 검지 손가락에 반지 착용이 의무화됐다. 패션 아이템이 아닌 코로나 발병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오우라의 스마트링이었다.

2015년 처음 출시된 오우라의 스마트링은 코로나 바이러스 보유여부를 직접적으로찾아낼 수는 없었지만 선수의 체온이나 심박수, 호흡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평소와 다른 컨디션을 보일 경우 잠재적 확진자로 분류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해 NBA는 확진자 1명도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오우라의 스마트링이 이러한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스마트링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에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갤럭시 링, 스마트 반지 시장 판도 바꾼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는 스마트링 시장이 2023년 2000만달러(약 264억원)에서 2031년 1억9700만달러(약 2600억원)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링은 손목보다 모세혈관이 많은 손가락에 착용해 기존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에 비해 건강 측정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또, 시계나 밴드보다 착용이 편하고 배터리 수명도 길어 밤낮으로 확보한 건강 데이터를 종합해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4에 참가한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 실물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하면서 시장의 기대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오우라의 욘닐라 CEO는 "오우라는 글로벌 영향력이 작지만 삼성이 뛰어들면 스마트 반지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2012년 갤럭시를 통해 삼성헬스를 낸 후 갤럭시 워치(2018년), 갤럭시 핏(2019년)을 연달아 출시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수면 패턴 △여성 건강 △심장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탑재하고, 기존의 갤럭시 워치와 함께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혼 팍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장 상무는 MWC 현장 기자브리핑에서 이용자가 갤럭시 링을 갤럭시 워치 등 다른 웨어러블 기기와 따로 혹은 함께 사용하면서 건강 데이터를 더욱 쉽게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편리하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웨어러블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링'예상 이미지 [사진=IT 팁스터 록리크스 X 갈무리]
애플링'예상 이미지 [사진=IT 팁스터 록리크스 X 갈무리]

애플, 야심작 비전프로의 마지막 퍼즐은 애플링?

삼성전자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도 스마트링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플은 이미 10년 전부터 관련 특허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현재까지 애플은 공식적으로 스마트링과 관련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주요 외신들은 애플이 손짓·음성 명령 등 컨트롤러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링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애플워치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기본적인 생체 인식 및 건강 센서 등에 더해 손가락 움직임을 통해 다른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게 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출시된 공간 컴퓨터 '비전 프로'와 애플링의 연계가 유력해 보인다. 반지만 착용하면 애플워치보다 더 정교한 손짓 제어를 적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비전 프로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T전문지 애플인사이더는 최근 애플이 '손가락에 착용하는 장치'와 관련한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애플이 특허를 획득한 기술은 센서와 햅틱 기술을 적용한 반지 형태의 제품에 관련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즉, 사용자가 모든 손가락에 반지 형태의 기기를 착용하면 다른 기기에서 움직임을 인식하고 반응하거나 반지 형태의 기기에 촉감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애플링은 피부 접촉을 통해 커서나 포인터등을 이동하거나 스크롤할 수 있고 파일이나 문서를 열거나 메뉴보기 등의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헬스케어 기능을 주기능으로 하면서 XR(확장현실) 헤드셋과 연동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스마트링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간편결제 기능 관련 특허를 이미 취득해둔 상태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절대반지' 경쟁 박차

국내 스타트업들도 반지형 헬스케어 기기를 내놓으며 '반지대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갤럭시링보다 먼저 제품을 내놓은 곳은 이메디헬스케어와 지티에이컴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22년 연세대로부터 '비접촉식 생체신호 측정을 통한 진단기술' 특허를 인수하고 스마트링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지난 1월 반지형 웨어러블 기기 '바이탈링'을 출시했다.

바이탈링은 △수면 상태 △스트레스 △피부 온도 △심박수 △호흡수 △혈중산소농도 △활동량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갤럭시링처럼 반지 속에 첨단 바이오센서인 광혈류측정센서(PPG)를 넣었다. PPG 센서가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AI가 이를 분석한다.

또, 이용자의 가족, 상담사들은 바이탈링을 통해 이용자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네팔의 에베레스트산에 등정 중인 한인석 인천 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의 생체 정보를 한국에서 24시간 확인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다.

추후에는 혈압, 전당뇨 등을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개발해 의료기관, 요양원 등 의료기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메디헬스케어 이언 대표(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명예교수)는 "우선 웰니스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에 판매하며 추후 병의원에 판매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혈압·혈당 측정 의료기기도 개발해 각 기능에 맞춰 (식약처) 허가를 받으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메디헬스케어는 바이탈링 공식 출시 전에 충북 제천시와 행정안전부 실증사업으로 바이탈링을 활용한 치매노인 원격케어 실증사업을 실시했다. 또, 광주광역시 서구청과 보건복지부 실증사업인 원격 돌봄케어에도 참여하면서 헬스케어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메디헬스케어의 바이탈링 [사진=이메디헬스케어]
이메디헬스케어의 바이탈링 [사진=이메디헬스케어]

스카이랩스는 혈압 모니터링에 중점을 둔 '카트BP'를 선보였다. 카트BP도 PPG 신호로 혈압을 측정하는데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 일반 병·의원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혈압 측정 방식도 다른 스마트링과 다르다. 카트BP는 처음에는 기존 커프형 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고 이후에는 반지의 센서를 통해 혈압을 모니터링한다. 

혈압 측정의 정확도도 높다. 지난 1월에는 카트BP가 커프형 혈압계와 청진기를 사용하는 표준 청진 혈압법 비롯해 동맥혈압측정법, 연속혈압측정법 등 기존 혈압 측정방식과 비교해도 정확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스카이랩스 관계자는 "PPG 신호로 커프형 혈압계와 똑같은 값을 측정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 결합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10년 동안 10배 성장

스마트링의 대중화는 AI 헬스케어 시장 성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퓨처 마켓 인사이트(FMI)는 AI가 정확한 임상 진단을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공하는 AI 헬스케어 시장은 2022년 194억 달러(약 25조원)에서 연평균 38.5% 성장해 2032년 18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생성형 AI가 시장 화두가 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들이 AI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스마트폰의 다음 세대 혁신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의 향후 혁신 방향은 이런 AI를 다수의 삼성 기기에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분석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도 차세대 주력 분야를 헬스케어로 정했다.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향후 챗GPT를 가장 중요하게 활용할 분야로 헬스케어 산업을 꼽았다.

올트먼은 "AI를 활용한 헬스케어의 우선순위는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을 해결하는 데 AI가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 'WHOOP'과 협력해 AI 피트니스 프로그램 'WHOOP 코치'를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소아과 전용 챗봇 '서머 헬스(Summer Health)'와 함께 소아과 의료진을 위한 자동 메모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스마트링 대중화가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수면이나 혈압, 혈당 등의 주요 측정값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게 그 이유다.

당장 미국 FDA는 최근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등의 웨어러블 기기로 혈당을 측정하는 게 정확성이 떨어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상용화에 제동을 걸었다.

기본적으로 피부를 찌르지 않는 상태에서 측정한 혈당값이 부정확한 수치일 수 있고 이 때문에 잘못된 용량의 인슐린이나 기타 약물을 투여하게 될 위험성을 높인다는 게 FDA의 지적이다.

FDA는 "잘못된 측정으로 약물을 과다 복용하면 혈당이 위험할 정도로 낮아져 정신적 혼란, 혼수상태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면서 "현재 혈당 수치를 직접 잴 수 있는 스마트워치나 유사 장치는 없다"고 밝혔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