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여행 시장 아쉬우나 홈 디스플레이 시장 기대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4K, 8K와 같은 고화질을 즐기기 위해서는 좋은 TV만 필요한 게 아니다. 높아진 화질로 용량이 커진 영상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연결 케이블이 필요하다.

 

HDMI LA 제프 박(Jeff Park) CTO

HDMI 포럼은 디스플레이 연결을 지원하는 HDMI 기술을 연구하고 발표하고 있다. HDMI 포럼이 관련 라이선스 허가를 위해 임명한 에이전트인 HDMI LA(HDMI Licensing Administrator)는 HDMI와 관련한 마케팅, 비즈니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부분을 담당한다. HDM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HDMI 관련 테스트를 받아 인증된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출시할 수 있도록 돕는다.

HDMI LA 제프 박(Jeff Park) CTO는 LG전자, 시스코(Cisco), 실리콘 이미지(Silicon Image), 스타트업 시너칩(Synerchip)을 거쳐 현재 HDMI LA와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한국 방문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제프 박 CTO에게 HDMI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Q.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노트북, TV, 모니터 등 가정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작년 초 예상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HDMI LA 측에서도 이런 수요 증가를 실감했나?

팬데믹으로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특히, TV 시장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 놀랐다. 작년 말에는 엑스박스(Xbox), 플레이스테이션 5(PlayStation 5) 등이 새로 출시되고 엔비디아의 신규 GPU도 나오면서 새로운 경험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많이 늘었다. 이런 동향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TV 제조사는 신규 게임 기기 출시와 HDMI 2.1 신기능 발표 등으로 인한 새로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위한 HDMI 2.1을 지원하는 부가적인 장비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고사양 TV뿐만 아니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중간 수준 제품에도 HDMI 2.1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5, 엔비디아 신규 GPU 출시 등으로 새로운 경험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제프 박 CTO가 말했다

 

Q. 새로 출시되는 TV에는 모두 HDMI 기술이 적용된다고 했는데, TV 외에 겨냥해볼 만한 시장이 있는가?

PC, TV,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디스플레이가 있는 모든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여러 방면을 모색하고 있으나 TV나 PC 시장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예로 접객업을 꼽을 수 있다. 현재는 팬데믹으로 여행을 다니기 어렵지만, 출장을 다닐 당시 호텔에서의 HDMI 지원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볼 수 있었다. 작년 초 이런 동향이 많이 보였다. 또 다른 예로는 항공 산업이 있다. 역시나 팬데믹 이전 항공기 내부 시스템에 HDMI를 적용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둔화세로 돌아섰지만,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된다면 여러 분야에서 HDMI 도입이 활발해지길 희망한다.

컨슈머를 넘어 산업용 시장에도 적용되고 있지만, 출하량 기준으로 볼 때 가정용 제품 시장만큼 크지 않다. 특히, 산업용 제품은 개발·활용되더라도 소비자 가전만큼 널리 홍보되지 않기에 수요를 즉각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군사 산업에서도 내부적인 용도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8K·10K의 고사양, 고해상도를 요구하는 의료 이미징, 위성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Q.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기술은 HDMI다. 그러나 디스플레이포트(DP)도 적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버전인 HDMI 2.1과 DP 2.0을 비교하면 전송속도, 화질 등의 측면에서 다소 뒤처지는 걸로 보이는데, DP를 뛰어넘을 기술력이나 차별화 전략이 있는가?

DP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HDMI는 발표와 동시에 널리 활용된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다양한 종류와 가격대에서 HDMI 2.1을 지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DP를 지원하는 제품은 시장 내에서 찾기가 어렵다. 문서상의 사양은 더 우수해 보여도 가용성 측면에서는 HDMI가 앞선다.

엔비디아의 GPU를 예로 들자면, 이는 DP 2.0은 지원하지 않지만 HDMI 2.1은 기능 발표와 함께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이런 시장 적용의 격차는 HDMI가 실질적이고 유용한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 첫 번째 요인이고, 두 번째 요인은 HDMI 포럼 멤버와 참여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단순히 한 분야의 업체만이 아니라 PC, 소비자 가전, 칩, 케이블 등 전 영역에 협력사가 포진돼 있다. 특정 산업에만 치중된 것이 아닌 다양한 생태계가 HDMI 기술 개선에 참여하는 것이다.

PC 분야와 같이 DP가 특정 수요를 충족하는 영역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HDMI는 모든 디스플레이 분야를 포괄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Q. HDMI 2.0에서 2.1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는 전송속도나 대역폭 개선 외에도 새로운 기능이 많이 도입됐다. HDMI는 어느 부분에 개발 역점을 두는가?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가 일본 올림픽이었다. 2020년 7월 개최 예정이었던 올림픽은 8K로 전 세계에 중계될 예정이었다. 이로 인해 TV뿐만 아니라 이를 송출하기 위한 방송 장비, 인프라 등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된 상황이다.

올림픽 개최는 미뤄졌으나,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 발전으로 HDMI 2.0에서는 불가능했던 120Hz, 4K 지원 기술을 2.1에선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게임 시장도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 중 하나다.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에서 HDMI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동 저지연 모드(ALLM, Automatic Low Latency Mode), 가변재생률(VRR, Variable Refresh Rate), 고속 프레임 전송(QFT, Quick Frame Transport)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HDMI 2.1의 게임 지원 기능 (출처: HDMI LA)

 

Q. HDMI LA는 위조품에 대해서도 단속하고 있다. 위조품 단속 처리 프로세스나 관련한 사건 에피소드가 있나?

HDMI LA에는 제품 단속과 컴플라이언스를 담당하는 전담 팀이 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트레이드 쇼 등 실제 현장에 직접 방문해 모조품 등 관련 제품을 불시에 점검·조사하기도 했다. 미국 국경수비대의 경우 관련 모조품을 발견할 경우 HDMI LA로 연락을 준다. HDMI 케이블부터 기술이 적용된 대형 TV까지 전 제품에 대해 점검한다.

인터넷 마켓과도 협력하고 있다. 월마트(Walmart), 아마존(Amazon)과 같은 웹사이트에 모조품이 존재하면 즉각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EU, 미국,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정부 기관, 세관, 법 집행 기관, 국경 기관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상세한 내용을 공유하기는 어렵다.

 

Q. HDMI 기술에 대한 인증 제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HDMI 기술이 적용되는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인증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기존의 HDMI 2.0은 프리미엄 고속 HDMI 인증 프로그램을 활용했고, 지금의 HDMI 2.1은 UHS(Ultra High Speed) HDMI 인증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제품 테스트는 HDMI 기술의 공인 테스트센터 HDMI ATC(Authorized Test Centers)에서 진행할 수 있다. ATC는 전 세계 15곳에 설치돼 있으며, HDMI 컴플라이언스 테스트를 마치면 인증을 부여한다.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테스트 자격 요건을 갖추면 직접 테스트할 수 있고, 작은 규모의 업체는 ATC에 제품을 보내 테스트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방식이든 반드시 출시 전에 테스트와 인증을 거쳐야 HDMI 로고와 함께 출시될 수 있다.

HDMI LA는 소비자들이 정품을 보다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UHS HDMI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제품 구매 시 이 인증 로고를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UHS HDMI 케이블 식별방법 (출처: HDMI LA)

 

Q. 코로나19로 인해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변화를 맞이했다. 이에 대한 HDMI 포럼과 HDMI LA의 2021년 목표와 계획이 궁금하다.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 학습 등이 시행되면서 TV 외의 여러 디스플레이 기기와 부가 제품을 추가 구매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이런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올해 목표는 HDMI 2.1의 새로운 기능이 더 많은 제조사에 널리 채택되게 만들고 제조·시판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때 고사양 제품뿐만 아니라 폭넓게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제품 테스트 관련 역량도 계속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HDMI가 지원되는 제품만 연간 10억 개가량 출시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작은 문제라도 그 영향이 상당하다. 컴플라이언스 테스트 역량을 개선해 제품의 잠재적인 문제 발생 여지를 완전히 없애도록 힘쓸 것이다.

HDMI 2.1에 어떤 기능을 추가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계속 모색하는 중이나, 다음 버전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 HDMI 포럼과 LA는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고 생태계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하고 개발하고자 하며, 이를 위한 피드백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제프 박 CTO는 “HDMI 기술에 대한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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